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주미 대사 내정으로 부각된 유엔 사무총장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선출되나.유엔 사무총장은 우선 유엔을 실무적으로 이끌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룰 의제들을 정리, 검토하며 국제 분쟁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속에서 한계가 드러나기도 하지만, 미국도 유엔 사무총장을 의식할 정도로 상징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현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코피 아난. 아난은 1997년부터 사무총장을 맡아 임기 5년을 채운 뒤 연임에 성공, 2006년 말 물러난다. 아난은 전임자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이집트) 전 총장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연임하지 못하자 아프리카 몫으로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사무총장은 유엔 안보리의 추천으로 유엔 총회가 임명한다. 안보리의 15개 이사국 중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한 9개국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추천을 받을 수 있다. 단수 추천의 관행으로 보면 안보리가 사무총장을 결정하는 셈이며, 상임이사국의 입김이 결정적이다.
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가 맡을 확률이 높다. 최근까지 아프리카 중남미 서구 출신들이 사무총장을 차지해 이번에는 아시아가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수라키아 사티라타이 태국 외무장관이 아세안의 지지를 배경으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동구 국가들은 기존 4개 그룹 이외에서 사무총장이 배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전이 예상된다.
사무총장 선출은 그야말로 힘의 논리에 따른 합종연횡이 교차하는 고도의 국제정치이기 때문에 누구도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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