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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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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입력
200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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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실기시험을 앞둔 요즘, 방송 관련학과에 지망한 수험생(혹은 수험생 학부모)들이 가끔 내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연예인이 되느냐?'고. 방송연예과, 모델학과, 연극과, 영화과 등 전국 수십 개 대학의 수많은 학과에서 예비 연예인들을 배출해 낸다. 그러나 그 중 연기자, 혹은 연예인이 되는 사람들은 만에 하나다. 왜일까?지난해 말, 쿠바를 여행한 적이 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아류라 할 수 있는, 수많은 거리의 악사들이 올드 아바나 곳곳에서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었다. 그들의 나이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올드 아바나 성당 광장에서는 아직 유명세를 얻지 못한 할아버지들이 직접 제작한 CD를 앞에 놓고 팔며 공연을 펼쳤다. 아침 9시 그곳을 지나던 나는 그들의 노래를 들었다. 관광이 끝나고 돌아가는 늦은 저녁 길에, 오 마이 갓! 그들은 여전히 연주하고 있었다. 실력은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에 전혀 꿀리지 않았다. 그들은 1년 365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참, 쿠바엔 눈이 안 온다), 똑같은 장소에서 종일 노래한다. 그들은 평생 가수였고 늘 행복했다. 노래하는 한.

가수가 되고 싶다고? 아침에 일어나서 노래하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가수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자판을 두들기고 두들기고 또 두들겨라. 그럼 당신은 이미 작가다. 화가가 되고 싶다고? 일어나서 잠들 때 까지 붓을 놓지 말아라. 그럼 당신은 이미 화가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면 공을 차고 또 차라. 사업가가 되고 싶다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기고,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면 공구와 머리가 하나가 되게 하라.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하루종일 대사를 읊조리고 타인의 생을 관찰해라. 그리고 그것에서 행복을 느껴라. 그럼 이미 당신은 연기자다. 연극영화과에 불합격하거나, 탤런트 시험에 떨어진다 해도.

명로진 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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