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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의장 ‘지둘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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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의장 ‘지둘러’ 언제까지

입력
200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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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국회의장의 ‘지둘러’ 행보는 16일에도 이어졌다. 열린우리당이 파병연장동의안 처리를 위해 요청한 본회의 개회까지는 응했지만, 동의안 표결처리는 끝내 거부했다.전날 오후 김 의장이 여당 단독으로 요청한 본회의 개최요청서에 서명하자 "드디어 지둘러 행보에 마침표를 찍은 모양"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우리당의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김 의장은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4시로 미루면서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의사일정 합의를 요구했다. 이어 협상이 결렬되자 본회의를 개회한 뒤 5분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김기만 의장공보수석은 "우리당의 본회의 소집 요구에 응한 것은 법적 요건을 갖춘 것이어서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말했고, 국회 사무처 고위관계자는 "파병연장안이 시급하긴 하지만 다른 어떤 법안보다 절차가 중요하다는 게 의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여야 합의 없이는 본회의 사회를 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물론 의장실 주변에서는 "김 의장이 마냥 기다리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파병연장안과 예산안은 해를 넘길 수 없다는 게 의장의 분명한 뜻"이라고 전했다. 최근 김 의장이 사석에서 "국가와 미래, 후손을 위해 희생이 필요한 시기가 오면 서두르고 저지를 것"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날치기를 않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은 인기를 얻었지만 정부여당은 제대로 일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이만섭 전의장의 전철을 밟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재야파 중진은 "여야합의가 중요하긴 하지만 때와 상대를 가려가며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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