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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블레이드3 - 미지근한 호러… 화끈한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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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블레이드3 - 미지근한 호러… 화끈한 액션

입력
2004.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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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첫 선을 보인 ‘블레이드’는 호러와 액션의 결합이라는 특이한 구성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인류의 안녕을 위협하는 뱀파이어에 맞선 흑인 영웅의 활약상이라는 설정도 새로웠다. 여기에 차가운 금속성의 음악과 빠른 박자의 ‘칼날’ 같은 액션은 젊은 세대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미국 마블 코믹스의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창조해낸 주인공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는 검은 선글라스와 뒷덜미부터 시작되는 문신, 등에 찬 칼 등 강렬한 외모로 이 영화가 1편으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견케 했다. 신형무기를 계속 개발해 공급하는 그의 파트너 휘슬러(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존재도 ‘블레이드’가 ‘007’시리즈처럼 장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블레이드’는 3편을 끝으로 그 생명을 다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뱀파이어 사냥꾼이라는 주인공의 한정된 역할 때문이다. 영웅의 성격이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에서 극적 긴장을 더하기 위해서는 더 강해졌지만 평면적인 뱀파이어 악당을 매번 창조해낼 수밖에 없다. 이는 시리즈가 단명에 그치도록 하면서도 3편이 1, 2편보다 더 진전된 모습을 보이기 힘듦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3편은 뱀파이어의 원조이자 신으로 추앙 받는 드레이크를 잠에서 깨어내 화면으로 불러들인다. 그는 햇빛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블레이드에게 그리 위협적으로 비춰지지는 않는다. 블레이드와의 마지막 대결 장면도 예정된 결말을 향해 달리는 것처럼 맥이 좀 빠진다. 반은 인간이며 반은 뱀파이어로 선과 악의 경계선에 서 있는 블레이드는 여러 갈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도, 오직 악을 척결하는 단선적 인물로 그린 점도 아쉽다. 그러나 컴퓨터 게임과도 같은 ‘블레이드3’의 논스톱 액션은 여전히 화끈하다. 특히 도로를 질주하며 펼쳐지는 첫 장면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현란하기 그지없다. 1, 2편 각본을 맡았던 데이비드 S. 고이어가 이번에는 감독까지 해냈다. 15일 상영에 들어갔다. 18세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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