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증권사는 어디일까.올해 증시는 ‘떨어지면 500까지 간다’던 국내 증시의 불문율을 깨고 저점을 700포인트대로 높였다는 점에서 양호한 장이었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마의 1,000포인트 벽’은 결국 돌파하지 못해, 지난해 이맘 때쯤 ‘1,000 돌파’를 외쳤던 대다수 증권사들을 머쓱하게 했다.
올해 증시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말의 상승세가 1분기까지 유지돼 4월 23일 936.06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후, 중국 쇼크와 정보기술(IT) 경기 하강 우려로 8월 2일 719.59포인트까지 급락했다. 이후 콜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10월 6일 887.45포인트까지 급등했다가 10월에는 808.14포인트(10월25일)까지 떨어졌으나, 11월 초부터 840~88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발표 시점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의 이정호 투자전략실장은 올해 1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종합지수 예상 범위를 700~950포인트로 잡았다. 연초 강세국면 지속 후 상반기 내 조정, 하반기에 회복이라는 방향성까지 정확하게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맘 때쯤엔 "연초에 700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으며 2분기에 다시 모멘텀이 살아나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700선 등락, 하반기 900선 돌파 시도"를 예상했으나, 2003년 말 랠리가 연초에도 계속될 움직임을 보이자 전망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증권사가 2004년 지수 전망을 내놓은 1년 전에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한 곳은 대신증권이다. 예상 범위는 650~950포인트였다. 1분기 말~2분기 초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겠으나 2분기 중반부터 3분기까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것이며, 4분기 이후 주가가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4월 말 급락과 하반기 회복을 유사하게 예측했다고 볼 수 있다. 한화증권도 650~950포인트를 예측했지만, 2분기까지 상승세가 지속되다가 하반기에는 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방향성은 조금 빗나갔다.
반면 교보 삼성 하나 굿모닝신한증권 등의 전망은 상당히 빗나갔다. 교보증권은 종합지수가 600~890포인트 사이에 머무르고 1분기 내에 조정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700~900포인트에 머무르다 하반기 97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혀 추세예측이 완전히 빗나갔으며, 하나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지수가 1,100포인트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리서치 파워’를 자랑하는 외국계 증권사들도 부정확하긴 마찬가지였다. 아시아머니지가 15일 리서치 부문 국내 1위 증권사로 선정한 CLSA증권은 올해 한국 경제가 6.5% 성장하고 기업의 주당순이익도 50% 늘어 연말에 종합지수가 1,120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크게 빗나갔다. 메릴린치증권도 연말 지수가 1,15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지나친 낙관론을 폈다. 또 JP모건증권은 "내수 우려를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지수 범위를 700~870으로 예상해 지나치게 비관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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