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비련의 줄리엣을 연기해 전 세계 영화 팬의 눈길을 사로 잡았던 올리비아 핫세(53). 17세의 청순한 눈망울과 윤기 넘치는 생머리로 사랑에 열병을 앓던 그때 그녀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줄리엣이 남긴 강렬한 이미지는 그녀의 배우 인생에 있어서 불행이었다. 1976년 ‘나사렛의 예수’의 마리아 역을 제외하고는 줄리엣의 벽을 넘는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의 중견가수 아키라 퓨즈와의 결혼과 이혼, 91년 홍콩영화 ‘성전풍운’ 출연으로 화제를 뿌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던 그녀가 ‘마더 데레사’(1월21일 국내 개봉)의 주인공으로 오랜만에 팬들을 찾는다. 36년 전과 비교하면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그녀는 세월이 스며든 아름다운 중년 여인이 됐다. ‘마더 데레사’ 제작 소식을 듣고 배역을 맡게 해달라 기도 했다는 올리비아 핫세는 깊게 주름 잡힌 인도의 성녀 데레사 역을 위해 4시간의 특수분장을 감내해냈다고 한다.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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