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만 제공한 2005학년도 수능성적이 발표되자 선택과목간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올해부터 선택형 수능이 시행됨에 따라 과목간 난이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점수를 도입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당국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일부 선택과목에서 드러난 것이다.사회ㆍ과학탐구에서 윤리 국사 한국지리 생물Ⅰ 등은 만점자가 쏟아져 4%로 정해진 1등급 비율이 10~17%에 달했다. 이 때문에 1문항을 틀린 수험생은 곧바로 3등급으로 추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똑같은 원점수 만점자라도 선택과목간 표준점수 차이가 수리 9점, 사회탐구 7점, 과학탐구 6점, 직업탐구 13점이었고, 제2외국어/한문은 무려 37점이나 됐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수능이 로또냐" "우리가 리트머스 시험지냐" 등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수험생은 쉬운 과목을 택해 만점을 받느냐, 아니면 어렵고 응시자수가 적은 과목을 고르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별로 교과내용, 출제위원, 응시자가 모두 달라 난이도를 100% 맞추기는 불가능한 데다 ‘쉬운 수능’ 원칙에 의해 일부 과목에서 만점자가 양산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똑같이 모든 문항을 맞췄는데도 과목선택에 따라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는 37점까지 생기는 상황을 쉽게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표준점수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난이도 불균형이 여전하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성적분포 결과를 보고 다각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험생들이 적성·흥미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난이도를 적절하게 맞춰 표준점수의 정상 분포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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