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더 타임스가 과학분야 세계 100대 대학을 선정한 결과 서울대가 42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65위였다. 일본 도쿄(東京)대와 교토(京都)대가 각각 7위와 15위, 중국 베이징(北京)대가 11위, 인도공대가 31위, 싱가포르국립대가 35위, 대만국립대가 38위에 올랐는데 서울대가 고작 42위라니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이번 순위는 세계 88개국 1,300개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세계의 연구자들이 느끼는 ‘실력’이라는 점에서 학생 대 교수 비율이나 연구비 지원 실적, 논문 인용건수 등을 기준으로 한 순위보다는 체감도가 높다. 영국의 케임브리지대가 정상을 차지한 데서 ‘더 타임스 입김’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작 뉴턴과 찰스 다윈, 제임스 와트슨과 프란시스 크릭, 스티븐 호킹을 배출한 대학임을 생각하면 이의를 달기 어렵다.
더욱이 이번 순위는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연구 수준에 대한 평가이다. 이 때문에 서울대가 42위, KAIST가 65위에 오른 것을 오히려 대견하게 여길 수도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한의대와 의대로 몰리는 ‘이상 기류’의 현실적 영향이 나타날 몇 년 뒤에는 순위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일부 산업·생산기술의 성공에 눈길을 빼앗겨 잠시 잊고 있지만 국내 기초과학은 선진국과의 격차를 별로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산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입국의 전망이 밝지는 않은 것도 바탕인 기초과학의 발전이 더딘 때문이다.
기초과학은 국민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 따라서 이번 순위를 실망이 아니라 기초과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연구자의 분발을 자극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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