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에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로 대학에 진학했다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대학생 중 1명이 혼란스러운 심경을 털어놓으며 참회의 뜻을 밝혔다.현재 광주 A대 공대 1학년 휴학 중인 J(19)군은 1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하루 10시간씩 검찰 조사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줄 아느냐"며 "말하고 싶지 않으니 제발 괴롭히지 말고 그만 하자"고 입을 다물었다. 전화를 계속 받지 않던 J군은 10여분 후 "머리가 복잡해 밥 먹는데 체할 지경"이라며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최근 심경을 토로했다.
J군은 자신의 범죄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나오는 대로 죄 값을 치른 뒤 (자신의 각오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J군은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에겐 부끄러워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을 뿐 깨끗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J군의 부모는 아들이 결백하다고 믿는 눈치였다. J군의 어머니는
"지난해 휴대폰으로 부정행위를 시도했지만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휴대폰을 감독교사에게 줬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아들에게 들었다"며 "만약 커닝을 했다면 부모로서 할말이 없지만 아들은 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군은 고3 때 학급성적이 35명 중 30등 이하였던데다 수능 모의고사 평균 점수도 100점대(400점 만점)였지만 지난해 수능에서 200점 후반대를 맞아 학교 교사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부정행위로 대학에 진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 한국일보가 주변 얘기를 바탕으로 취재를 했을 때(6일자 7면)도 대학 1학기 평균 평점이 0점대로 형편없었고 군에 가기 위해 휴학한 상태였다. 광주지검은 올해 휴대폰 부정행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J군을 포함한 30여명이 지난해 부정행위로 대학에 들어갔으며 이들로부터 후배들이 부정행위를 대물림받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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