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황찬현 부장판사)는 13일 노인과 부녀자 21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유영철(34)씨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유씨가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전모(26)씨 살인 사건과 사우나 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살인 피해자가 20명에 이르고 그 대상도 연약한 여성과 노인들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범죄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범죄"라며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와 유족들이 겪은 고통, 사회적 충격 등을 감안할 때 사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문동 사건에 대해 "피고인이 경찰, 검찰 조사에서는 범행을 자백했으나 그 진술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달라 허위자백 가능성이 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사우나 절도사건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현장에 계속 있었는데도 목격자가 범행 2시간이 지나서야 범인으로 지목하는 등 목격자의 착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고는 교도관 20여명이 유씨 주변을 에워싸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이뤄졌으며 유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선고를 들은 뒤 말 없이 교도관을 따라 법정을 나섰다.
한편 검찰은 "유씨가 검찰 조사와 1차 공판에서 이문동 살인 혐의를 시인했는데도 재판부가 ‘2차 공판부터 번복했다’는 이유로 유씨 자백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데 대해 법률적으로 다퉈보겠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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