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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산 넘어 정상화 보이나 했더니…/건설사, 적대적 M&A ‘더 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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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산 넘어 정상화 보이나 했더니…/건설사, 적대적 M&A ‘더 험산’

입력
200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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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힘겹게 정상화의 길에 들어선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 공포에 떨고 있다.13일 업계에 따르면 2002년 4월 건설업체 중 가장 먼저 워크아웃을 졸업한 남광토건은 2년 6개월여만에 다시 심각한 경영권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주가가 급락한 틈을 타 코스닥 등록업체 알덱스가 지분 매입에 나서 사실상 대주주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조합 지분(9.8%)이나 대주주인 골든에셋플래닝 지분의 향방에 따라 적대적 M&A를 피할 수도 있지만 자금난으로 알덱스측에 ‘백기 투항’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매각을 추진중인 대우건설과 쌍용건설도 적대적 M&A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대우건설은 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이 최근 주간사를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 중인데 해외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노조를 중심으로 종업원 지주회사제를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지만 워낙 덩치가 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직원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쌍용건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3월에는 임직원들이 퇴직금까지 털어 당시 주가(2,500원 안팎)의 두 배인 5,000원에 자사주를 매입해 회사를 구했다. 이를 계기로 채권단은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임직원들이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입찰 참여 상대가 고의로 인수 가격을 높게 써내면 임직원들이 감당하기 힘들어 회사가 외부에 넘어가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등 매각 주체들이 가격을 매각의 최우선 기준으로 고려하는 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적대적M&A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 혈세를 쏟아 살린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회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건전한 투자자에게 매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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