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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코리아타임스 단독 인터뷰/ 켈리에게 듣는 ‘부시2기와 北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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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코리아타임스 단독 인터뷰/ 켈리에게 듣는 ‘부시2기와 北核’

입력
200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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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는 13일 미국의 대북정책을 어느 때보다 소상히 설명했다. 6자 회담의 미국 수석대표로 조지 W 부시 1기 행정부에서 대북협상을 주도해온 그는 북한에 대해 "쳐들어오지도 않을 적 때문에 움츠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이 모든 조치를 마친 후 미국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며 ‘말에는 말’, ‘행동에는 행동’이라는 개념이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_ 2기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달라질 것인가.

"지금쯤이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 텐데. 북한이 깜짝 놀랄 만한 일을 벌이지 않는다면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바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다. 부시 대통령은 6자 회담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_ 다음 6자회담은 언제 열리겠는가.

"진작에 열려야 했는데, 실망했다. 북한은 지난 6월 회담에서 긍정적인 요소들을 찾았고 우리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대선을 기다렸고, 한국의 핵 개발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_ 북한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핵 문제가 풀리면 모든 기회가 열린다. 북한이 먼저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이다. 핵문제 해결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며, 관계 정상화는 마지막 단계에서 이뤄질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안전보장을 해줄 수 있다고 밝힌 지 1년 반이 지났다. 우리는 정말 북한을 공격할 계획이 없다."

_ 북미 불가침 조약 체결을 기대할 수도 있겠는가.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종국적으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다자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대북 안전보장은 더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기 전에라도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개진할 수 있다."

_ 김정일 체제를 어떻게 보는가.

"비교해볼 만한 나라가 없다. 쳐들어 오지도 않을 적에 대비해 방어자세를 취한다. 선군정치는 잠재력을 후퇴시키고 있다."

_ 북한은 김정일 체제 속에서 변환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고 본다. 혹자는 미친 사람 취급하는데 그렇지 않다. 북한이 나름대로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을 모색하는 건 이성적 리더십이 작동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는 이미 북한에서 변화가 시작됐음을 보았다. 하지만 그 변화는 간헐적이고 유동적이다. 북한은 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_ 북한이 8~10개의 핵무기를 가졌다면, 미국의 정책은 달라지는가.

"아니다. 사실 미국은 북한이 정확히 몇 개의 핵무기를 가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대북정책은 흔들림이 없다. 물론, 북한이 이 핵무기를 외국에 팔려고 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추상적 차원에서 핵무기 6개 혹은 12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핵무기에는 매우 정밀한 운반수단이 필요하다. 나는 북한이 핵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이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화시킬 뿐이다."

_ 북한은 핵실험을 할 것인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북한의 기술적 수준에선 핵실험이 필수적이지는 아닌 것 같다. 만약 핵 실험을 한다면 매우 중대한 사태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놀랄 일은 아니다."

_ 미국은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인가.

"가상적 상황을 두고 언급할 순 없다. 핵실험을 한다면 한국 만이 아니고 13억 인구의 중국은 크게 실망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_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및 대미 발언을 어떻게 보는가.

"노 대통령은 민주적인 정치인으로 여러 견해를 가진 서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선출됐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서로 다른 청중들에게 다른 말을 한다. 먼저 노 대통령이 직접 미국에 무슨 말을 하는 지 들은 후 다른 형태의 여러 말들에 대해 판단할 것이다."

_ 남북정상회담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겠는가.

"도움이 될지(Help) 해가 될지(Hurt) 잘 모르겠다. 2000년 6·15 정상회담은 세계적 이목을 끌었지만 훗날 그 회담이 덜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일들이 드러났다. 물론 정말 중대한 상황이 닥쳤을 땐 남북이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때문에 6자 회담을 강조하고자 한다. 한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선택해 미국에 전한다면, 그때 답을 할 것이다".

정리=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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