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배당주 펀드의 인기가 연일 치솟고 있다.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배당주 펀드의 수탁액은 1조7,047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4,743억원보다 269%나 급증했다. 특히 연말을 맞아 지난달 한 달 동안만 3,442억원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1.8% 감소하는 등 올들어 24.45% 급감했다.배당주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 압력과 기업들의 주주중시 정책으로 시가배당률이 높은 기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반면, 경기 불황과 신규사업 진출에 대한 불안감으로 설비투자는 줄어 배당 여력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채권금리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종목이 200개에 가까워졌다.
하반기 들어 성장주보다는 경기 방어적 종목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매우 좋았던 것도 한 원인이다. 최근 6개월 간 ‘세이고배당주식형’은 25.52%, ‘LG배당주식혼합1’은 10.03%,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은 27.09%의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우증권의 일임형랩 상품 ‘마스터랩 배당투자형’도 판매 석 달 만에 종합주가지수보다 11.1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주 펀드는 시세차익과 배당금을 받는 두 가지 형태를 병행해 운용한다. 편입 종목의 주가가 예상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상승하면 배당을 받기 전에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배당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금을 받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한다.
배당주는 일반적으로 11월 중순에서 12월 중순 사이에 주가가 크게 오른다. 때문에 지금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조금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 시세차익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지금 가입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배당주 펀드는 일반적으로 재무 상태가 튼튼하고 고배당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지닌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성장주에 많이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적고 꾸준히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 경기나 주식시장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