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치러진 제6대 대만 입법위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수(113석)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12일 최종 집계결과 국민당 79석, 친민당 34석, 신당 1석 등 야당연합이 전체 225석 가운데 과반수를 넘는 114석을 차지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다. 여당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민진당이 89석, 대만단결연맹 12석 등 101석을 얻는데 그쳐 여소야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천 총통은 민진당 당수직에서 물러날 뜻을 시사했다.외신들은 ‘대만 유권자가 대만독립 공약을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간 긴장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여당은 과반수를 얻으면 2006년 대만독립 내용이 포함된 신헌법을 국민투표로 결정해 2008년 실시할 예정이었다. 중국과 차별을 강조한 대만판 ‘과거?논란’도 유권자들의 안정희구 심리 속에 묻혔다는 평이다.
미국과 중국은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지만, 환영하는 분위기다. 두 나라는 앞서 양안관계 안정에 변화를 가져올 대만독립 추진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친 독립 후보들에 대해 지난 20년간 꾸준히 상승해온 지지도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고 짚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천 총통이 미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려면 독립추진 정책에서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미국 내 대만 전문가들의 경고를 인용,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도 선거결과를 신속히 보도했으며, 중국 네티즌들은 "천 총통의 대만 독립의지가 민심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만의 분석가들은 "여당의 패배는 정책이 아니라 선거전략의 실패"라고 분석, 독립문제는 여전히 살아 있는 이슈로 보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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