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원, 5년만에 K리그 챔프 복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원, 5년만에 K리그 챔프 복귀

입력
2004.12.13 00:00
0 0

이운재가 김병지를 울렸다. 이 덕에 차범근 감독의 수원이 왕좌에 올랐다.수원은 12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 삼성하우젠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전·후반 및 연장전 12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포항을 꺾고 올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로써 수원은 99년 K리그 제패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고 98,99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올 시즌 10년만에 K리그에 돌아온 차범근 감독은 컴백 첫해에 지도자로서 첫 국내 리그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양팀은 1차전 0-0 무승부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2차전에서는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려야 했다. 한국 축구의 10년 라이벌 수문장인 포항 김병지와 수원 이운재의 대결은 이운재의 극적인 승리로 끝났다.

포항은 시종 불운했다. 92년 우승 이후 12년만의 정상 정복에 노크했지만 이날 전반 29분 이민성의 슛과 후반 24분 코난의 왼발 슛이 각각 골포스트에 맞았고, 승부차기에서도 이민성의 킥이 또다시 크로스바를 때렸다.

가장 불운한 선수는 포항의 골키퍼 김병지였다. 수원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김병지는 이민성의 실축으로 한 점 뒤진 상황에서 수원의 네번째 키커인 김진우의 슛을 막아내 스코어를 3-3 동점으로 만들었다. 수원의 다섯번째 키커인 우르모브가 골을 성공시키자, 포항의 마지막 키커로 김병지가 직접 나섰다.

하지만 2년전 한일 월드컵 때 김병지를 벤치로 밀어냈고,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던 이운재는 노련했다. 김병지의 움직임을 간파해 다이빙하며 볼을 쳐냈다. 이운재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열광했고, 김병지는 동료의 위로를 받으며 또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 차범근 감독 일문일답/ "챔피언 첫경험 고맙다 운재야"

"선수 시절에도 울어보지 않았는데…"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생애 첫 국내 프로축구(K리그) 우승컵을 안고 굵은 눈물을 쏟았다. 대스타였지만 감독으로서의 그의 역정은 순탄치 않았다. 91년 울산 감독으로 K리그에 데뷔했지만 94년 물러날 때까지 한 번도 우승컵을 만져보지 못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해 중도에 경질되기도 했다. 98~99년 중국 C리그 선전 핑안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15개팀 중 12위에 그쳤고, 국내에 돌아와서는 방송 해설위원으로 지냈다.

하지만 재기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올 시즌 10년만에 수원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한 차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인 템포축구를 공격적이고 스피드한 플레이와 접목, 99년 이후 우승권에서 밀려나 있던 수원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우승 소감은.

"여기까지 오는 데 14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우승하고 나니까 그동안 힘들었던 게 전부 날아가는 느낌이다."

-승부차기 승리를 예상했나.

"승부차기에 들어간 순간 ‘내 할 일은 다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다. 승부차기부터는 선수의 몫이다."

-우승의 기쁨을 선수시절과 비교하면.

"똑같이 좋다. 88년 레버쿠젠에서 뛸 때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결승골을 넣었을 때도 기뻤다. 그러나 그때는 선수였고 지금은 감독으로서 우승을 했다."

-감독을 하면서 느낀 점은.

"현대에서 감독을 할 당시 2위를 했는데 솔직히 1위를 할 가능성이 없었다. 중국에서도 하위팀을 맡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수원은 선수단이 좋다."

박진용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