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거대 중국의 차세대 휴대폰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삼성전자는 12일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3세대 시분할연동코드분할다중접속(TD-SCDMA) 방식의 휴대폰을 세계 최초로 개발, 시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휴대폰 시연은 10일 새벽(한국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암스테르담의 필립스 본사에서 베이징(北京) 다탕 본사의 저우후안 회장과 직접 국제전화를 함으로써 완벽하게 구현됐다.
이번 중국형 3세대 휴대폰 개발은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휴대폰 강국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2세대 방식이 끝나 가면서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등 3세대 방식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TD-SCDMA는 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 중인 3세대 이동통신 방식으로 노키아, 모토롤라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 방식의 휴대폰을 한발 앞서 개발하기 위해 사력을 집중해왔다. 중국 휴대폰 시장을 확보해야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휴대폰 개발로 대표적인 3세대 휴대폰 방식인 WCDMA, CDMA 2000, TD-SCDMA를 모두 확보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 베이징통신연구소(소장 왕통 상무)를 설립하고 150여명의 인력과 800만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제3세대 휴대폰 개발에 매달려왔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중국 휴대폰 업체인 다탕 등과 함께 ‘T3G 테크놀로지’사를 합작 설립해 TD-SCDMA 휴대전화용 모뎀칩을 개발했다.
중국 정부는 TD-SCDMA를 시범 망 형태로 운영한 후 상용성 여부를 종합 평가해 내년 하반기에 3세대 이동통신 사업권을 허가한 뒤 이르면 하반기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 중국 정부가 TD-SCDMA 통화 성공으로 독자 표준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TD-SCDMA 사업 추진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국 신식산업부와 향후 진행될 시범 서비스용 휴대폰 공급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는 한편 상용화 및 적기 출시를 위해 본격적인 상품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중국 이동통신시장은 5년 후에는 가입자가 최대 7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TD-SCDMA란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 중국의 다탕과 독일의 지멘스가 공동 개발한 방식으로 유럽과 우리나라의 W-CDMA, 미국 주도의 CDMA 2000에 비해 무선인터넷 상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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