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중무용인 ‘정재’(呈才)는 음악과 노래와 춤이 삼위일체를 이룬다. 무용수들은 춤 추면서 그 춤의 내용을 담고 있는 창사(唱詞)를 직접 부르고 악사들은 음악을 연주한다. 이때 음악은 느리고 고상하며 춤은 화려하면서도 점잖다. ‘정재’ 곧 ‘재주를 바친다’는 공손한 뜻에 걸맞게 고상한 품격과 우아한 아름다움이 특징이다. 춤도 춤이지만, 궁중무용답게 의상과 소품도 화려해서 아주 볼 만하다.국립국악원이 정재를 무대에 올린다. 조선 전기의 춤인 ‘헌선도’(獻仙桃)와 조선 후기 정재 창작의 꽃을 피웠던 순조 연간에 만들어진 ‘영지무’(影池舞) ‘연화무’(蓮花舞) ‘춘대옥촉’(春臺玉燭)을 15, 16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특히 ‘춘대옥촉’은 국립국악원으로서는 처음 올리는 춤이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에 보관돼 있는 옛문헌 ‘무동각정재무도홀기’(舞童各呈才舞圖笏記)를 바탕으로 춤은 물론이고 의상과 소품까지 원형대로 재현한다. 이 춤은 1997년 이화여대 김명숙 교수가 처음 무대화했으나 그때는 의상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헌선도’는 신선이 먹는다는 복숭아를 바치며 장수를 기원하는 춤이다. 영지무와 연화무는 자연과 더불어 즐기던 옛 사람들의 여유를 전한다. 영지무는 꽃과 돌, 학으로 장식한 네모꼴 연못 모양의 영지를 가운데 두고 앞뒤좌우로 돌면서 춤을 춘다. 연화무는 노란 앵삼을 입고 손에 색동 한삼을 낀 채 연꽃을 들고 추는 화사한 춤이다. (02)580-3392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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