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에 생명을 빼앗긴 어린 세 남매(10일자 A6면 보도)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동성심병원에는 10일 아침부터 각계 인사들이 찾아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박봉 탓에 자식을 지키지 못한 금모(35) 경장 부부를 위로했다. 특히 세 남매의 영정 앞에는 큰딸(11)이 다니는 서울 강동초등학교 친구들이 하늘나라로 가버린 세 남매에게 보낸 편지와 흰 백합이 수북이 쌓여 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다.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은 빈소에는 오전에 청와대 김우식 비서실장과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 문재인 시민사회수석, 이택순 치안비서관이 찾아와 유족을 위로했고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및 권영길 심상정 이영순 의원 등도 빈소를 방문했다.
최기문 경찰청장과 허준영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관계자들도 이날 빈소를 찾아 금 경장 부부를 위로했다. 금 경장이 소속된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는 대원들이 모금한 300여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대원별로 순번을 정해 교대로 빈소 일을 돕고 있다. 또 정·관계 인사들을 비롯, 주요 언론사 및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도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시했다.
강동초교 학생들은 세 남매에게 애도 편지를 보내 "어제 네 사진을 보고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 "하늘나라에서 잘 살아야 해. 하늘나라에서 동생도 잘 챙겨서 데리고 다녀" "너한테 잘해준 것도 없는데 벌써 가버리면 어떡하니. 난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등 이제 돌아올 수 없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냈다. 강동초교는 학생들이 세 남매에게 쓴 크리스마스 카드를 교실에 세울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어 놓을 계획이다.
시민들의 따뜻한 온정도 잇따랐다. 방송을 통해 사연을 접했다는 박홍귀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로부터 모은 성금 300만원과 장례식장에서 쓰일 1회용 컵 등을 전달했다.
접시닦이로 요리사 생활을 시작해 35년 만에 서울 유명 호텔 이사가 돼 화제를 모았던 정영도(53)씨도 금 경장 계좌로 성금 500만원을 보냈으며, 의정부에 사는 이승열(93)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빈소를 찾아 세 남매의 명복을 빌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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