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로 잠시 주춤했던 은행권의 특판예금 판매 경쟁이 ‘은행대전’을 앞두고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은 거의 매달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어 ‘특판’이라는 명칭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국민은행은 8일부터 현재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보다 0.5%포인트 높은 최고 연 3.9%의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예금 판매를 개시했다. 1년간 3,000만원 이상을 맡기는 개인 고객에게 연 3.9%의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는 지난번 특판예금 판매 종료 후 불과 한달 만에 또 다시 출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의 통합 후 3년 만인 지난달에야 첫 특판예금을 판매했을 정도로 특판에는 인색한 편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은 6일부터 연 4.1%의 은행권 최고 수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을 1조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 역시 11월 한국씨티은행 공식 출범과 함께 판매한 연 4%대의 특판예금에 이어 한달 만에 재출시된 것이다.
외환은행도 6일부터 1,000만원 이상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연 4.0%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을 1조원 한도로 판매 중이며, 우리은행은 추첨을 통해 0.7~3.7%포인트의 금리를 추가 지급하는 ‘당첨부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조흥은행은 15일부터 최고 연 3.9% 금리의 특판예금을 5,000억원 한도로, 기업은행은 내년 1월 3일부터 고금리 특판예금을 2조원 안팎의 한도로 판매할 예정이라 당분간 특판예금 경쟁이 불꽃을 튈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의 특판예금은 ‘은행대전’에 대비한 고객 확보전략 달성을 위해 ‘출혈’을 감수하는 측면이 있는 데다 너무 빈번하게 출시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 금리 수준에서 4% 내외의 예금금리를 지급한다는 것은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것"이라며 "과당 경쟁이 계속될 경우 아예 특판예금 판매가 정례화하는 난센스가 생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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