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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계 문예동과 심포지엄 임헌영씨/ "단절된 남북 문학 만남의 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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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계 문예동과 심포지엄 임헌영씨/ "단절된 남북 문학 만남의 場 기대"

입력
200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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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문학계를 들뜨게 또 아쉽게 했던 소식은 ‘남북 작가 대회’였다. 남과 북의 작가들이 광복 이후 처음 만나는 역사적인 자리가 될 뻔했던 이 행사는 그러나 대회 닷새 전 갑자기 무기 연기됐다.남북이 얼굴을 마주하려던 문은 닫혔지만 문학평론가 임헌영(63)씨는 작은 창문을 열려 하고 있다. 그가 준비해 온 ‘재일 조선인 조선어문학의 현황과 과제’ 심포지엄이 11일 일본 와세다대에서 열리는 것이다. 임씨가 위원장인 해외동포문학전집편찬사업추진위원회와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위원장 김성수·이하 문예동)이 함께 주관하는 행사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 문학계와 일본 총련계 문학인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다. 8월 말 남북 작가 대회와 함께 개최하려다 연기됐는데 최근 갑작스레 논의가 재개됐다. 북한과 조선 국적 회원들로 구성된 문예동은 북한의 문학단체와 곧바로 연결되는 통로다. 임 위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중단된 남북 작가들의 만남을 새롭게 잇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심포지엄은 ‘해외동포 문학 전집’ 발간을 위해 재일동포 문학 자료를 수집하려는 목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임 위원장이 문예진흥원 후원으로 해외동포 문학 전집 편찬 사업을 진행한 지 3년째. 전 100권 발간을 목표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동포 문인들의 작품을 모아 왔다. 100년 이민사에서 한글로 쓴 동포 작품과 외국어 작품을 모두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문예동이 보유한 작품, 잡지, 논문 등 자료를 넘겨받는 한편 문예동 회원들을 동포 문학 전집 해설 필자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문예동은 민족문학의 관점에서 재일동포 작품을 파악한다. 이 분석을 참고해 전체 해외동포 문학을 한국문학으로 수렴시켜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민족문학’의 틀이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에 담겨 있다.

21세기에 ‘민족문학’이 유효할까….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톨스토이, 위고, 괴테 등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은 가장 민족적인 문학이었다"고 답한다.

1970~80년대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앞장섰고 90년대 이후 통일문학의 전망을 모색하는 비평가이자 운동가로서의 삶을 일관되게 살아온 그이다. 이제 그는 21세기에 민족문학이 힘을 가지려면 해외동포들의 범민족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외동포는 남북 인구의 10분의 1인 700만 명, 동포 문인은 1,500명으로 추산된다. 그가 보기에 "해외동포 문학은 그 나라의 ‘소수 문화’인 동시에 우리 민족문학의 사유와 공간의 확대"이다.

임 위원장은 "심포지엄 뒤 만찬이 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면서 마음을 터놓고 문학 안팎의 얘기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사진 김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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