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사진) 산업은행 총재가 공개 석상에서 LG그룹측에 LG카드에 대한 지원을 강도 높게 압박하고 나섰다.유 총재는 8일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초 LG카드 지원 당시 LG그룹의 기여가 적었다는 것이 산업은행(LG카드 위탁관리기관)을 포함한 금융단의 일치된 의견"이라며 "이번 지원으로 당시 미흡함과 불신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 총재는 특히 다른 카드사 처리의 예를 들어 "삼성카드의 경우 채권단 의존 없이 대주주와 계열사가 문제를 떠안았고 국민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이런 선례를 감안할 때 LG그룹도 적극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증자가 무산되면 LG카드는 청산될 수도 있는데 올 초에 비하면 시장충격이 훨씬 적을 것"이라며 "청산을 할 경우 LG그룹의 보유 후순위채가 전액 휴지 조각으로 변하는 만큼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바란다"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산업은행은 현재 회계법인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LG카드에 총 1조2,000억원의 증자를 추진하면서 LG그룹에 5,000억~8,750억원의 증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관계자는 "채권단 책임경영에 들어간 지 1년이 다 돼 또다시 책임을 묻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유 총재는 최근 시중은행들의 ‘은행 대전(大戰)’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유 총재는 "씨티은행 진출 이후 시중은행들이 요란하게 ‘전쟁’을 운운하는데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모르겠다"며 "개인이나 기업 고객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외국인 배당을 더 주기 위한 전쟁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이 크게 하락했다"며 "돈을 벌어도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 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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