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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짜 유골' 전달 파문/ "北 제재를" 日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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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짜 유골' 전달 파문/ "北 제재를" 日 발칵

입력
200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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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발표가 모두 날조라는 것이 드러났다. 고이즈미 총리, 당신이 북한과 뒷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즉시 국민의 분노를 담은 경제제재를 발동해 국가의 위신을 세워라."8일 일본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납치피해자 가족연락회의 기자회견에서는 북한은 물론 일본 정부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증거물을 나름대로 제공해온 북한의 ‘성의’는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됐다.

가족연락회는 자살, 익사, 교통사고사, 연탄가스 중독사 등 북한이 애당초 밝힌 8명에 대한 부자연스러운 사망원인에 관련 증거를 짜맞추려다 보니 의문점만 더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측은 요코타(사진)의 유골을 제공할 때부터 "처음 매장했다가 남편인 김철준이 가까이 두고 싶어서 다시 화장해 보관하고 있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을 붙였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사망진단서 발급, 분묘 조성 등이 부실한 북한 체제에서 과연 피해자들의 사망 증거물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한다. 북한이 화장한 유골의 감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이 역시 일본의 높은 법의학 수준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2002년 6월 첫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납치를 시인한 뒤 일본에 제공한 사망자 마츠키 가오루(松木薰·납치당시 26세)의 유골도 전혀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된 바 있다.

1977년 중학교 1학년 때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에 대해 북한측은 "우울증으로 입원 중 1994년 자살했다"고 밝혀왔다. 여중생 납치사건으로 일본 국민의 공분을 일으켜 아버지인 요코타 시게루(橫田滋·71)가 회장을 맡는 납치피해자 가족연락회가 발족하는 계기가 됐다. 요코타는 1986년 북한에서 김철준이란 이름의 남자와 결혼해 딸 김혜경(16)을 낳았고 DNA 감정에서 요코타의 딸로 확인된 김혜경은 지금도 평양에 살고 있다. 이번 요코타 유골 감정에는 요코타가 신생아 때 보관해둔 배꼽 탯줄의 DNA 표본이 사용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지난 5월 두번째 방북에서 피랍생존자의 자녀들을 데려오고 사망자 진상조사를 진척시키기 위해 25만톤의 식량지원을 약속했다.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이미 절반인 12만 5,000톤은 북한에 보냈지만, 이제 남은 절반의 제공은 보류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북핵 6자회담에 악영향도 예상되기 때문에 경제제재 발동에는 일본 정부도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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