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결혼을 위해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담배를 끊으려 노력하던 브리짓(르네 젤위거). 잘 나가는 인권변호사에다 매너까지 좋은 완벽남 마크(콜린 퍼스)를 만나 매사가 즐겁다. 늦잠을 자 회사에 지각하면, 묻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어제 밤 남자친구랑 같이 보내서"라며 웃음 짓는다. 주변이 무안할 정도로 애인이 인권변호사라는 자랑도 서슴지 않는다.그러나 서른 세 살의 ‘왕궁둥이’ 노처녀에게 남자친구가 너무 잘난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여비서가 남자친구 곁에 있다면 둘 사이의 애정전선에 먹구름이 낄 만하다. 여기에 못 말릴 바람둥이 다니엘(휴 그랜트)이 끼어 들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스키를 타지 못하면서도 상급자 코스에 올라갔다가 뜻하지 않게 레이스를 벌이는 장면과 온 몸으로 의사표현을 한 끝에 임신진단시약을 사는 브리짓의 모습은 과장이 심하지만 관객을 포복절도 하게 한다.
그러나 태국에 출장간 브리짓이 마약운반죄로 감옥에 갇힌 이후의 에피소드는 억지스러운 웃음을 강요한다. 남자친구의 폭력에 시달리는 태국여성들을 보고 마크의 가치를 깨닫는 장면은 노처녀이야기 치고는 유치하다. 여기에 마크가 정·관계 인맥을 동원해 브리짓을 석방시키는 장면도 좀 뜨악하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유드 베터 스톱(You’d Better Stop)’ 등 귀에 익은 팝송들이 영화에 잔 재미를 더한다.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등 로맨틱 코미디의 본산인 워킹타이틀의 작품답게 아기자기한 구성도 여전하다. ‘투웡푸’의 비번 키드론 감독. 15세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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