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국민건강보험료가 2.38% 오르고 국민건강보험 적용대상도 대폭 확대된다고 한다. 지난 해에는 6.75% 인상됐다. 그러나 올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1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데다 경기 침체 등으로 인상폭이 줄었다는 것이다.해마다 국민건강보험료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는 것은 국민 누구나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만치 않은 보험료를 매 달 꼬박꼬박 내면서도 국민건강보험은 꼭 필요하다고 누구나 생각한다.
보험은 강제보험과 임의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강제보험은 가입을 법으로 의무화한 보험이고 임의보험은 개인이 가입 여부를 선택하는 자유로운 보험이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공영보험은 대부분 강제보험이고 민영보험은 대부분 임의보험이다. 국민건강보험은 공영보험인 만큼 누구나 들어야 하는 강제보험이다. 자동차보험이 예외적으로 민영보험이면서 강제보험이다.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 상품의 구매를 강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쌀 집 자동차 영화 저축 주식 등 여러 가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의무적으로 구매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몇 가지 보험은 왜 강제로 가입해야 하는 것일까.
강제보험이 존재하는 이유는 타인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자본주의사회에서도 타인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법으로 제한돼 있다. 마약이나 도박 등이 그렇다. 마찬가지로 개인에게 나타날 위험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을 경우 그 위험에 대한 보험가입을 의무화해 타인의 손해를 예방한다. 자동차보험을 예로 들어보자. 교통사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능력이 없다면 피해자는 손해를 구제 받을 방법이 없다. 이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운전자는 자동차 손해배상 책임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이다. 의료서비스는 의·식·주 만큼이나 필수적인 생활요소다. 환자가 입원비가 없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면 사회적으로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는 입원비가 없더라도 병원이 의료행위를 거부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입원비가 없는 환자는 병원이던 국가에서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결국 다른 환자에게 전가되거나 세금 등으로 타인이 부담하게 된다. 이런 타인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고 생활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은 강제보험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은 정부가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충실히 운영해 적은 보험료를 내고 의료서비스를 받기를 바라고 있다.
인스밸리 대표 suh4048@InsVall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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