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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고위층과 인맥" 140억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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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고위층과 인맥" 140억 꿀꺽

입력
200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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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사 외국인 직원을 세계 굴지의 자동차회사 중역인 것처럼 속이는 등 자작극과 온갖 감언이설로 국내 중소기업을 속여 막대한 자금을 가로챈 외국회사 대표가 검찰에 구속됐다.덴마크 영주권자로 스웨덴에서 자본금 1,600여만원의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던 김모(37)씨는 2002년 3월 국내 자동차부품 납품업체인 H사 사장 조모씨를 만나 "사브(SAAB)자동차 고위층과 두터운 인맥을 맺고 있다"며 "사브자동차에 납품을 주선하겠다"고 나섰다. 2개월 후 김씨는 "사브자동차가 생산원가 절감 차원에서 H사의 부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며 납품이행 보증금 명목으로 65만달러(한화 6억8,000만원)를 요구했고, H사는 유럽 시장 진출이라는 부푼 꿈에 선뜻 해외 계좌로 송금했다. 며칠 뒤 김씨는 자신의 외국인 직원 두명을 H사로 직접 데려와 사브자동차 구매담당 이사 등으로 행세케 하며 부품공급업체 조인식까지 치렀다.

이후 김씨의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다. "납품량이 방대해 H사의 유럽 현지법인이 필요하다" "사브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려면 지적재산권을 구매해야 한다" 는 등 갖은 명목을 들이대며 H사에 송금을 요구, 지난해 2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142억원을 받아냈다.

막대한 금액을 송금했는데도 성과가 없자 이상하게 여긴 H사 사장 조씨는 스웨덴 등에 공문을 보내 사실 확인을 했고 김씨의 범행은 덜미가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홍훈 부장검사)는 7일 김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김씨가 미국 MIT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다국적 기업에서 일해왔지만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고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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