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통치에 협력한 단체들과 주요 참가자들의 활동을 담은 사전이 이달 중순 출판돼 친일진상규명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이 책자는 조선문인보국회와 국민총력조선연맹 등 150여개 친일단체와 참여 인물의 명단을 소개하고 있다. 친일인명사전편찬작업을 벌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는 친일단체를 망라한 자료집 ‘일제하 협력단체사전’(국내 중앙편)을 이달 중순께 출간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연구소가 추진 중인 친일인명사전 발간 사업의 첫 결과물로 2002년 11월 국사편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작성했던 ‘일제식민통치기구 및 협력단체 편람’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단체들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정리·보완한 것이다. 총 1,000여쪽으로 구성된 사전에는 1904년부터 해방 직전까지 친일단체의 활동 내역이 들어있으며 주요 참여자 명단은 별도 색인으로 실었다.
사전에 수록된 친일단체는 널리 알려진 조선문인보국회와 국민총력조선연맹은 물론, 33년 내선일체를 내세우며 일본인 중심으로 출범한 후 조선인들이 대거 참여한 녹기연맹, 20년 민원식 김환 등 친일파들이 총독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기 위해 만든 국민협회, 41년 조선인들의 전쟁 참여를 주장하며 출범해 이광수 윤치호 최남선 등의 인사들이 대거 참가했던 조선임전보국단 등이 있다.
또 기존 편람에는 빠져있던 20년대의 불교계 친일단체 수양단을 비롯, 태평양전쟁 협력단체인 신궁공찬회와 경방단 등의 단체가 추가됐다.
연구소는 이들 단체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분야별로 분류해 연혁 성격 활동내역 존립기간 등을 자세히 서술했다. 조선문인보국회의 경우 "조선에 세계최고의 황도문학을 수립하고 문학자로서의 굳은 결의를 표명해 성은에 보답할 것을 맹세한다"는 선언서와 함께 참여 작가들의 활동이 실려있다.
그러나 친일논란을 빚고 있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은 이 사전에 수록되지 않았다. 사전 발간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이들 신문은 사설과 기사를 통해 친일행위를 한 것은 인정되나 친일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는 아니므로 제외했다"며 "하지만 사주 방응모씨와 김성수씨의 경우 국민총력조선연맹에서 간부를 맡았기 때문에 친일단체 참여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별도 색인으로 소개된 참여자들로는 이광수 유치진 채만식 장우성 김기창 서정주 윤치호 김활란 등 당대 각계의 유명 인사가 상당수 망라돼 있다.
연구소는 내년 이번 사전에서 제외된 지방과 해외 소재 친일단체편을 추가로 발간하고 8월에는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될 반민족행위자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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