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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학교 ‘인천 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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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학교 ‘인천 상륙작전’

입력
2004.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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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경제특구인 인천 송도·영종지구에 영국과 미국 등 외국 명문 사학재단의 학교 설립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들 외국인학교들은 외국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내국인도 자유롭게 입학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 교육 개방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학교 운영 등에 대한 관련 법규가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데다,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을 반대하는 교육단체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실제 개교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잇따르는 외국인학교 설립 제안

6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송도 등 인천 경제특구에 국제학교 설립 의사를 직접 밝히거나, 인천시에 제안서를 보낸 외국 학교 사립재단은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6개교에 달한다.

호주의 비영리 학교재단인 인터내셔널 그래머 스쿨(International Grammar School)은 1일 인천시를 방문, 경제특구인 영종도에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설립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행정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 학교는 60학급 정원 1,200명 규모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는 영국의 유명 사학재단인 MPW(Mander Portman Woodward) 관계자들이 시를 직접 찾아와 송도특구 인근 연수구 옥련동 대우자판㈜ 소유 매립지에 외국어마을과 국제대학원을 세우고 싶다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인천시는 이에 앞서 8월에는 영국의 교육전문그룹인 노드 앵글리아(Nord Anglia Education PLC)와 영종도에 2,000만달러(약 235억원)를 투자해 외국인학교(유치원, 초중고 과정·학생 수 2,000명)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송도신도시 개발에 참여한 미국 게일사와 미국 동부지역 6개 명문 사립학교 컨소시엄은 공동출자로 2008년까지 송도특구에 학생 2,000명 규모의 외국인학교 설립을 추진중이다. 대교 국제고(360명)도 영종도에 2006년 개교를 목표로 내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외국인학교는 외국에 5년 이상 거주해야 입학이 가능했던 기존 외국인학교 전형이 적용되지 않고, 누구든 입학이 허용된다. 학생 비율도 대략 외국인 60%, 내국인 40%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업료는 기존 외국인학교와 비슷한 연간 1만5,000~1만7,000달러 수준으로 한화로는 약 1,800만~2,000만원이다.

◆ 교육단체 반발 거세, 관련법도 통과안돼

그러나 이 같은 잇단 외국인학교 설립 제안에도 실제 학교들이 문을 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전교조, 교원단체총연합 등 교육단체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점. 전교조측은 "경제특구내 외국인학교에 내국인 입학을 허용하면 경제특구가 아닌 내국인 학생이 북적이는 교육특구가 될 것"이라며 "계층간 위화감, 사교육비 증가, 교육여건 격차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교총 관계자도 "외국인학교에 내국인 입학을 허용할 경우 새로운 귀족학교가 등장하는 셈이며, 교육시장 전면 개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교육기관 설립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관건이다. 최근 관련법이 국무회의를 거쳤으나 국회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학교 운영시 외국인과 내국인 학생 비율, 수업과목, 학생수 등에 대해 입법과정에서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은 엄청난 돈을 해외연수나 조기유학에 쏟아붓고 있다"며 "외국 명문 학교, 사학재단들이 경제특구 내 학교 설립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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