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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힘 못쓰는 토종 골리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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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힘 못쓰는 토종 골리앗

입력
2004.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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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골리앗 왜 이러나."한국 농구의 대표 기둥 서장훈(30·207㎝·서울 삼성)과 김주성(25·205㎝·원주TG삼보)이 개인적인 문제와 특급 용병들에 치여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둘의 부진은 지난 시즌과 2라운드 중반에 들어선 올 시즌 성적표를 비교하면 한 눈에 드러난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된 용병들의 실력때문. 올 시즌 그의 평균 득점은 19.88점으로 지난 시즌 평균 득점(22.09점)에 비해 2점이 모자란다. 용병들과의 치열한 골밑 싸움에서 자꾸 밀리다 보니 특기인 미들슛 기회를 자주 잡지 못한 결과다. 높이와 파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블록슛 역시 지난해 0.89개에서 0.47개로 줄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용병에 대한 자유계약제가 실시되고 연봉 상한선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NBA급 선수들이 많이 들어온 게 원인"이라며 "신장, 기술, 파워 등 모든 면에서 (서)장훈이가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자밀 왓킨스와 막강 ‘트윈타워’를 구축하며 팀의 리그 선두를 이끌고 있는 김주성도 용병 때문에 ‘한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골밑에서 용병과 자리 다툼을 하다 보면 자주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 이는 다시 위축된 플레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 17경기를 치른 그의 올 시즌 경기 당 평균 득점은 17.7점. 지난 시즌(18.35점)에 비해 크게 떨어진 건 아니지만 체격, 나이, 프로 경력(3년) 등 그의 조건들을 생각하면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5.82개로 급감한 경기 당 리바운드(지난해 8.85개)도 풀어야 할 숙제. 또한 김주성은 고질적인 허리와 발목 부상, 잦은 복통과도 싸우고 있다. 전창진 TG감독은 "수비가 좋은 용병이 많이 들어와 (김)주성이가 고전한다"며 "잔부상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거센 용병 파워를 극복하고 두 토종 골리앗이 국내 농구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뭘까. 전문가들은 생각하는 농구를 꼽는다. 빠른 판단력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키워 상대적으로 부족한 파워와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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