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미국 영사관을 무장 괴한 5명이 급습, 직원 18명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였으나 3시간 여 만에 진압됐다.이 과정에서 사우디 보안군 4명과 영사관 현지인 직원 5명 등 9명이 괴한에 피살됐다. 미국인 여러 명도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괴한은 3명이 사살되고 2명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알 카에다 소속으로 추정되며, 미·사우디의 대 테러 보안망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간주돼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사우디에서 4, 5월 알 카에다의 테러로 미국인 등 30여명이 희생된 뒤 시설물 경비를 크게 강화했다. 미국 공관 테러는 9월11일 이라크 바스라 영사관 앞 자동차 폭탄 테러 이후 처음이다.
무장 괴한들은 이날 오전 영사관 정문에 자동차 폭탄 테러를 가한 뒤 총을 난사하며 영사관 정문을 돌파했다. 이들은 수류탄을 던지며 경내에 진입해 영사관의 한 건물을 점거하고 사우디, 수단, 인도인 직원 18명을 인질로 잡았으며, 사우디군과 교전을 벌였다.
사우디 내무부 대변인은 "괴한 3명을 사살하고 2명을 체포했다"며 "모든 상황이 통제 하에 들어왔다"고 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괴한들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미국과 사우디 당국은 2003년 이후 사우디 내 외국인과 외국시설 공격을 강화한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날 미국인 피해가 적었던 것은 미국이 4월 필수 직원을 제외한 전 공관원을 철수시켜 미국인 직원 수가 적었고, 괴한들도 외국인 직원들이 근무하는 비자발급 건물에만 진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우디군 관계자는 "괴한들이 미국인 고위 직원들의 근무지로 들어가는 2차 방어망을 뚫지 못했다"고 말해 이들이 영사관 경내의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제압됐음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추가 테러 우려로 리야드 대사관과 달란 영사관을 폐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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