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전날에 이어 4일에도 심야까지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놓고 고성과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했다. 오후 3시에 개의돼 3차례의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이날 회의는 전날 여야 대치의 복사판이었다.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최연희 위원장에게 "의안 하나 상정조차 못한다면 차라리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라"며 표결을 요구했지만, 최 위원장은 "여야가 합의를 위해 좀 더 노력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요지부동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달 23일 공정거래법 상정할 때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왜 이러느냐"고 줄기차게 따졌다.
오후 6시 무렵 첫 정회 도중 우리당 의원들이 "위원장이 표결 처리를 거부한 것은 명백한 직무 포기"라며 최 위원장을 배제한 채 회의를 속냘狗?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점거하며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다. "더 이상 못 참겠다, 법대로 하자", "이러면 나라에 재앙이 온다" 등 고성과 막말도 쏟아졌다.
원내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우리당은 오후 10시 반에 속개된 회의에선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최재천 의원은 위원장석으로 다가가 "더 이상 회의를 지연시킬 수 없다"며 의사봉을 내놓으라고 소리쳤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둘러싸며 "위원장을 협박하지 마라"며 반발했다. 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더 이상 법사위원들을 망가지게 하지 말고, 이제 결단을 내려달라"고 최 위원장에게 ‘호소’했다.
자정이 다가오자 우리당 의원들은 "이틀에 걸쳐 위원장이 고의로 회의진행을 기피한 만큼 국회법에 따라 다음 회의부터는 우리가 위원장직을 대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퇴장, 결판을 6일로 미뤘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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