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울산 남동쪽 58㎞ 해상의 작은 섬, ‘동해-1 가스전’ 플랫폼에는 세계 99번째 산유국의 꿈을 실현시켜준 선홍색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수심 150c지점 해저에 기둥 4개를 박고, 수면위 47c 높이로 솟아 있는 3층 철골구조물 형태의 플랫폼 면적은 380평. 생산시설과 숙소, 헬기장, 접안시설 등을 갖춘 이곳에서는 하루 5,000만 입방피트(LNG환산 1,000톤)의 천연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플랫폼에서 남쪽으로 1.8㎞ 떨어진 곳의 해저 밑 3,425c지점에서 뽑아 올린 가스는 플랫폼에서 우선 물과 불순물이 제거된 뒤 68㎞ 길이의 해저배관을 통해 울산의 육상처리시설로 이송돼 2차 수분 분리 작업 등을 거쳐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다.
가스전 총매장량은 2,500억 입방피트(LNG 500만톤). 향후 15년간 울산·경남 지역에 연간 40만톤(우리나라 연간 총LNG 소비량의 2.2%)을 공급하며 12억 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올릴 수 있다.
플랫폼 상주인원은 석유공사 직원과 외국인 엔지니어, 요리사, 의사 등 30여명. 이들은 육상과 플랫폼 생활을 2주일씩 번갈아 하고 있다. 하지만 근무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숙소를 벗어나면 2, 3층에 들어선 생산시설과 발전기의 소음 때문에 옆사람 말도 제대로 알아 듣기 힘들다. 철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비좁은 헬기착륙장을 뛰는 조깅이 운동의 전부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플랫폼의 흔들거림 때문에 이곳 생활에 익숙해진 직원들도 멀미를 한다. 초속 51c가 넘는 태풍이 불면 직원들은 무조건 탈출해야 하기 때문에 수시로 울리는 연습 비상벨에 항상 긴장한다.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고립에서 오는 공포감과 고독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다. 해상운영팀 이재형 과장은 "해상과 육상에서 2주씩 근무하는게 언뜻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뒤바뀌는 생활리듬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며 "이곳 생활을 버티게 하는 것은 산유국의 꿈을 처음으로 이룬 곳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가족에 대한 사랑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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