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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책으로 읽는 21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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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책으로 읽는 21세기

입력
200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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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말 지구촌을 엄습한 불확실성은 새 밀레니엄이 시작된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아직 가시질 않고 있다. 세계화로 요약되는 경제, 문화에서의 전지구적 재구조화와 정보화가 사회변화를 이끌고 있는 21세기는 20세기와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기 때문에 20세기의 사유 방식에 기대어서는 해독하기가 쉽지 않다. 그 갑갑함에서 헤어날 탈출구를 찾아 한국의 지식사회도 헤매고 있기 마찬가지다."불확실성에 대한 탐구가 지식의 과제라면 지식은 이 갑갑함에 어떤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가." ‘책으로 읽는 21세기’는 물음과 답을 한꺼번에 내놓고 있다. 이 책은 철학 종교학 역사학 인류학 정치경제학 사회학 여성학 NGO학 물리학 생물학 환경과학 지리학 기호학 문학 건축 애니메이션 영화 광고 등 18개 학문분야의 대표저서 77권의 서평을 엮었다.

철학의 경우 과거 서구 중심이었으나 점차 언어가 다변화·탈중심화하고 생명의 철학이 사유의 새 지평을 열 핵심화두가 되리라고 보고, 미셸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 임종식·구인회의 ‘삶과 죽음의 철학’ 등을 권하고 있다. 또한 각 학문분야 간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사유도 이 시대에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를테면 생명복제는 단지 생명공학의 이슈로만 머물지 않고, 철학 종교 여성학 영화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인식의 틀을 요구하고 있다.

"학문의 치열한 고투를 살펴봄으로써 21세기 새로운 시대적 좌표를 모색하려고 한다"고 이 책은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요즘 학문의 지형도를 간단히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이 한 권 만으로 이 시대의 문제작들을 섭렵할 수 있는 요긴함도 매력적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 건축평론가 전진삼, 홍욱희 세민환경연구소장 등 4명의 편집위원을 포함해 59명의 필진이 참여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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