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내수 침체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생기는 것이 없어 소비를 못한다’고 말한다"고 진단했다.노 대통령은 런던에서 한국 투자에 관심을 가진 영국 기업 CEO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이 같은 ‘뒷돈론’을 펼쳤다. 노 대통령은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월급 외에 생기는 돈이 있었고 대기업 납품 커미션이 있었다"며 "이젠 그게 없어져 월급만으로는 2차로 비싼 술을 못 먹는다는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소비가 안 돼서 경제가 어려운데 그것은 지난 2~3년간 쌓인 가계부채 때문"이라고 말해 은근히 김대중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 문화를 만드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는 낙관론으로 결론을 내렸다.
또한 노 대통령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전투적 노조가 강경하지만 국민 정서 때문에 수세에 있고 고립 상태"이라며 "내가 대통령 되기 전에 노동운동을 해서 일부에서 걱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진단에 대해 "내수 침체의 원인을 너무 단순화하고 안이하게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런던=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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