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을 쇄신하기 위해 당명 개정이 필요하다" "필요성도 없는데 왜 굳이 당명을 바꾸려 하느냐"한나라당 당명 개정을 둘러싸고 박근혜 대표와 당 중진들간에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당사 이전 문제도 논란거리다.
당명 개정에 대해 박 대표 측은 "총선 때 약속한 사항으로 대다수 의원들이 당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찬성하고 있다"며 강행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 대표는 1일 기자회견에서 " 당 선진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고, 당내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 했다.
그러나 박희태 국회 부의장과 강재섭 의원 등 중진들은 부정적이다. 지금 당명을 바꾸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박 부의장은 3일 "지금껏 4번이나 문패를 바꾸었지만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 당명 개정을 중요한 이벤트로 사용할 수 있는데 왜 지금 강행하려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강 의원도 "당명 개정은 대대적인 신진 영입 등으로 당 체질을 개선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라고 가세했다.
양측의 팽팽한 입장 대립에는 정치적 복선도 깔려있다. 당명 개정 반대측은 "박 대표가 이회창 전 총재의 흔적을 없애고 박 대표의 색깔을 입힌 뒤 당을 장악하기 위해 당명을 개정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박 대표측은 "하루빨리 ‘차떼기 당’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한 측근은 "당명 개정 반대 의원들이 주로 영남 출신"이라며 "이들은 지역에서 한나라당 이름만으로도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머물러있다"고 반격했다.
양측의 대립은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당사이전 논란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강 의원은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사랑방 역할을 해야 하는 당사가 국회와 너무 멀어 기자와 민원인들도 가지 않는데 그것이 무슨 당사냐는 의견이 많다"고 이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당사를 이전한지도 얼마 안되고 계약기간도 남아 있다"며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