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가 본격적인 ‘스토브 리그’에 들어가면서 코리안 빅리거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대 관심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1). 현재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가 트레이드 상대 팀으로 거론되지만 실현까지는 갈 길이 멀다. 박찬호의 고액 연봉과 잦은 부상 때문. 지난 시즌 연봉 1,000만 달러에 4승7패 방어율 5.46의 초라한 성적이 말해주듯, 박찬호는 이미 ‘고비용 저효율’ 선수로 찍힌 상태다. 텍사스가 박찬호의 연봉을 일정 부분 부담하는 조건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선 점치기 힘들다.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를 들락날락하며 마음고생을 했던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도 ‘별들의 대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 메츠의 단장이 최근 보스턴의 ‘원투펀치’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데릭 로 영입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마르티네스에게 3년간 3,800만 달러(약 40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이 두 명이 나간다면 김병현은 내년 시즌 선발 투수 자리를 꿰찰 절호의 기회를 얻는 셈이다.
마르티네스를 동료로 받아들일 지도 모를 서재응(27·뉴욕 메츠)도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국내 복귀설이 불거지면서 기아 타이거즈와 몸값 협상을 했다는 등의 보도도 있지만 빅리그 잔류가 유력하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 그는 시즌 막바지 팀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 협상 테이블에 그의 이름이 전혀 없어 답답할 뿐이다. 다만 뉴욕 양키스 입단이 알려진 랜디 존슨의 공백을 대비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문은있다.
큰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선수도 있다. 4일 LA로 떠나는 일본 오릭스의 구대성. 그는 6일 플로리다 탬파에서 뉴욕 양키스 구단 고위 관계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올 시즌 왼손 릴리프 투수가 없어 고생을 한 양키스와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도 미국에 꼭 가고 싶다"며 연봉 등 조건은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구대성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협상 결과는 낙관적이다. 초특급 마무리투수 임창용(28)의 메이저리그행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7,8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임창용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뉴욕 양키스, 미네소타 트윈스,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경우 조만간 몸값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 LA 다저스의 최희섭(25)은 팀 주전 1루수 숀 그린의 행방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또한 ‘제2의 이치로’로 불리며 최근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에서 ‘특급 기대주’로 꼽히는 등 실력을 인정 받은 추신수(22·시애틀 매리너스)는 내년 시즌을 트리플 A에서 출발, 중반께 메이저리거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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