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어노문학과 1명, 동양사학과 4명, 종교학과 4명…’서울대 인문대의 ‘비인기학과’들이 전공 지원자가 정원에 턱없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일 ‘인문대 2004년 전공진입 지원 현황’에 따르면, 내년 2학년 진학과 함께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인문대 학생은 총 370명으로 이 가운데 329명이 지난 26일까지 전공선택을 마쳤다. 그러나 이 중 약 75%(249명)가 중문·영문·국문과 등 3개 학과에 몰린 반면 노문학 등 7개 전공은 지원자 수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극심한 편중현상을 보였다.
노문과가 1명으로 지원자가 가장 적었으며, ▦동양사학과와 종교학과 각각 4명 ▦독문과 5명 ▦불문과와 미학과 각각 6명 ▦철학과 7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중문과는 100명이 신청해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으며, 영문과(88명)와 국문과(61명)도 신청자가 폭주했다.
서울대는 기초학문을 기피하는 학생들 때문에 전공을 미리 정하고 입학하는 ‘전공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상위 3개과를 제외한 학과들은 전공예약자를 포함하더라도 정원(통상 30명 수준)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인문대 관계자는 "한 학년에 5명도 안 되는 정원으로 어떻게 학과 운영이 가능하겠냐"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몇 년내 폐과되는 전공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공예약제로 입학했거나 원하는 학과를 전공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자퇴나 휴학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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