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규모가 너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수탁 잔고가 하루 1조원 이상 증가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MMF는 초단기 자금이어서 소폭의 금리 변동에도 대규모 환매 요구가 몰려들 수 있다.3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6일 현재 MMF 잔고는 전날보다 1조630억원 늘어난 65조8,150억원에 달했다. 이는 23일 65조1,590억원을 넘어선 사상 최고치다.
특히 MMF 잔고는 11일 콜금리 인하 이후 최근 10영업일 동안 6조원 가량 급증했다. MMF에 시중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최근의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하루만 맡겨도 연 3% 가량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MMF를 자금의 ‘일시 피난처’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최근엔 은행조차도 콜 거래(금융회사 간 단기대출)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단기 여유 자금을 MMF에 집중적으로 맡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갑작스러운 금리 상승에 따른 혼란이다. 금리 상승은 곧 MMF 투자 채권의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MMF 편입 자산 제한 요건 등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SK글로벌과 카드채 사태 당시처럼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MMF 투자 자금은 시중 단기 자금 중에서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초단기 자금"이라며 "수탁 잔액이 급격히 늘어난 회사를 중심으로 자산 운용의 건전성 등을 점검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수탁고가 급속히 늘어날 경우 구조적인 리스크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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