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자가 공기의 밀도를 35년 만에 재정의해 정확한 질량 측정의 기반을 확립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진석(46·사진) 박사팀은 대기 중 아르곤의 농도가 0.9332%라는 사실을 규명, 공기의 무게가 지금까지 알려져 있던 1.21㎏/㎥(섭씨0도, 1기압 기준)보다 0.01% 더 무겁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측정 분야의 국제 권위지 ‘메트롤로지아’ 12월호에 게재됐으며 ‘이달의 논문’으로 선정됐다.
아르곤은 공기를 이루는 주성분 가운데 하나로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약 70%)하는 질소보다 무거워 비중이 높아지면 공기의 무게도 올라간다. 물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물체는 대기 중에서도 부력을 받기 때문에 무게는 실제 질량보다 적게 측정된다. 공기가 0.01% 무거워질 경우 스테인리스스틸 1㎏의 무게는 15㎍(100만분의 15g), 물이 많아 부력을 비교적 많이 받는 사람의 몸무게는 100㎏당 0.012g 가벼워진다.
아르곤의 대기중 농도는 20세기 초 0.934%라고 알려졌다가 1969년 미국 표준기관에서 0.917%이라고 정의한 후 지금까지 적용돼 왔다.
그러나 이 값을 적용하면 스테인레스스틸로 이뤄진 1㎏ 표준 분동의 질량 값이 크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지난해 국제도량형총국(BIPM)은 질량차가 나타나는 이유를 밝혀달라고 세계 각국의 표준기관에 의뢰했으며 이번에 한국 과학자들이 가장 빨리 값을 찾아낸 것이다.
김 박사는 "한국지구대기감시관측소 및 미국 해양기상청에서 채취한 두 자연 공기를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등을 섞어 만든 합성공기와 비교하는 방법으로 정확한 값을 얻어냈다"며 "새로운 값을 적용한 결과 크기가 다른 표준 분동의 질량 값이 같게 나타나 지금껏 풀지 못한 공식의 오류가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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