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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6집 낸 DJ DOC "사랑노래에 욕 들어갈 이유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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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6집 낸 DJ DOC "사랑노래에 욕 들어갈 이유 없죠"

입력
2004.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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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답지 않다뇨. 우리가 직업적인 싸움꾼도 아닌데, 그런 고정관념에 치우쳐있는 것도 문제 아닌가요. 이번 앨범도 분명히 DJ DOC의 것이에요."4년만에 6집 ‘러브 앤 섹스 앤 해피니스’를 내놓은 DJ DOC는 "왜들 몰라주지?"하는 표정이다. 가요계 ‘악동’으로 이미지가 굳어져버린 그들의 노래치고는 의외다 싶기는 하다.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던 전작들을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이번에는 훨씬 부드럽고 얌전해졌다. 평소 DJ DOC 멤버들을 대변해온 이하늘이 "이번 앨범 성격에 대해서는 난 할 말이 별로 없다"며 조용히 뒤로 물러서고, 처음으로 앨범 프로듀싱을 맡은 김창열이 말이 많아졌다. 벌써 데뷔 10년째인 DJ DOC는 자신들도 팬과 더불어 나이를 보태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듯 하다. "이번 앨범의 중심은 사랑이에요. 그러니까 욕설 같은 게 들어갈 이유가 없잖아요."(정재용)

타이틀곡으로는 세 멤버 모두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힙합 ‘수사반장’을 골랐지만, 정작 이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건 ‘내 손을 잡아줘’‘괜찮아’‘인 러브(In Love)’ 같이 김창열의 보컬이 돋보이는 느린 템포의 발라드다. ‘그의 음색이 이리도 묵직하고 애절했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곡들이다. "결혼을 하고 아들이 태어났고,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는 김창열은 현재 자신의 삶이 6집 제목과 같다고 한다. 이하늘과 정재용의 칼날 같은 랩을 덜어내고 멜로디의 비중을 높인 구성도 김창열의 욕심과 부담감이 반영된 결과다. "4,5집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는데, 그랬더니 DJ DOC에서 내 존재감이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했다"고 털어놓는다.

물론 기존의 DJ DOC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드라마 ‘수사반장’의 타이틀음악을 샘플링한 도입부가 인상적인 ‘수사반장’은 여자친구의 행적을 의심하는 남자친구의 심리를 DJ DOC답게 풀어낸 곡. ‘아이 워너(I Wanna)’도 강한 전자음 비트에 음악을 향한 열정을 담은 랩을 얹은, 최신 유행 힙합이다.

‘슈퍼맨의 비애’로 데뷔한 게 정확히 10년 전 이맘때다. 그래서 12월 31일에는 데뷔 10주년 기념콘서트도 갖는다. 그동안 수많은 댄스그룹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지켜봤을 테니 가요계가 지겨워질 만도 하다. "그다지 고생한 적 없겠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속기도 많이 속았죠. 5집을 낸 뒤로는 슬럼프도 권태도 겪었고. 창열이에게 6집을 모두 맡긴 이유에는 권태도 한몫 했어요."(이하늘)

이하늘이 가사를 쓴 ‘돌아보면 청춘’에서 그들은 10년간의 경험과 느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돈 싫어 명예 싫어 그렇게 세상 모르고 까불던 철부지"였다는 그들은 4집부터는 스스로 기획사를 차려 나와 홀로 설 발판을 마련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지 못해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는 세 멤버가 누군가에게 얽매이는 것도 고역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기획자(신 철)의 손에서 만들어졌지만, 독립해서 이제는 스스로 음악을 창작하게 됐죠. 가내수공업 수준은 된다고 할까요."(김창열)

이하늘은 그간의 게으름을 떨쳐내고 다음 앨범은 직접 프로듀싱하겠다고 한다. "제가 하고 싶은 건 랩밖에 없어요."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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