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를 듬뿍 담은 사랑의 연탄으로 불우 이웃과 북녘 동포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 대회장을 맡은 윤석전(59) 연세중앙교회 담임목사는 내년 부활절(3월27일)을 더욱 뜻 깊은 날로 만들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국민으로부터 성금을 받아 국내 불우 이웃과 북녘 동포에게 ‘사랑의 연탄’을 보내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윤 목사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모두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윤 목사가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 것은 2002년 신 엘리야(49) 목사가 추진한 ‘북한지역 생명나무 심기 운동’이 안타깝게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신 목사는 자신의 자금 2억원과 중국 측에서 얻은 빚 1억5,000만원을 더해 북한 평양 근교 헐벗은 산에 50만그루의 나무를 심었지만 생활연료가 부족한 북한 사정으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나무가 모두 땔감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윤 목사는 "북한의 산림녹화를 위해서는 나무를 심는 것보다 생활연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1947년부터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해 보수, 진보 구분 없이 전 교단이 어우러져 구성된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가 이웃돕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부활절 예배 때 모은 9,000여만원의 헌금과 따로 모금한 3억원을 더해 2년간 1인당 30만원씩 총 1,304명의 시각장애인에게 개안 수술비를 지원했고, 2003년에는 1억2,000여만원으로 1,000만 장애인 돕기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올해에는 북한 용천 참사에 맞춰 현금 1,000만원을 지원했고, 금강산 온정리에 연탄 5만장을 보내 처음 북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윤 목사는 ‘사랑의 연탄 보내기 운동’을 위해 10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6억원은 한국일보사와의 행사를 통해, 4억원은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평화통일과 국민화합을 위한 전국 평화대행진’ 행사에서 모금할 계획이다. 이렇게 모인 성금으로 연탄 100만장을 살 예정이다. 100만장을 구입하면 50만장을 무상 지원하겠다는 석탄공사의 약속도 받아 놓았다. ‘북한 연탄 아궁이 개량 운동’을 펼치고 있는 새천년생명운동 측과도 협조할 계획이다. 윤 목사는 "북한 주민 100세대를 도울 수 있는 성금 4,000만원이 모일 때마다 연탄을 싣고 북으로 향할 예정"이라며 "새 아궁이에서 북한 주민과 따뜻한 밥을 같이 지어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부활절인 내년 3월27일까지 모금을 할 예정이지만 올해 말까지 모금된 성금은 국내 불우 이웃을 위해 쓸 생각이다. 그는 "남과 북의 오해와 불신이 줄어드는 계기가 될 이번 행사에 국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며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았다.
최영윤기자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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