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한반도를 달리고 싶다."통일의 염원을 안고 7일간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1,320여리를 달려온 제50회 부산-서울 대역전 경주대회(주최 한국일보 서울 경제 스포츠한국 hanhooki.com 대한육상경기연맹)가 충북의 7연패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충북은 528.6㎞ 7개 구간 중 1, 2 구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 구간을 석권, 총 26시간57분31초로 2위 서울을 5분03초 차이로 따돌리고 1998년 이후 대회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충북은 대회 첫날(부산-밀양)과 둘째날(밀양-대구)인 1,2구간에서 서울에 선두자리를 내줬으나 3구간(대구-김천)을 시작으로 내리 구간 우승을 따내며 추격전을 전개, 제 6구간(천안-서울) 우승으로 종합 성적에서 역전에 성공, 서울에 1분45초 차이로 앞서기 시작한 데 이어 마지막 구간(서울-임진각)에서도 3분18초 차이로 제치고 결승테이프를 끊었다. 이로써 충북은 최다 기록인 서울의 6연패(92~97년)를 갈아치웠다.
대회 초반 배문고 ‘듀오’ 전은회 서행준의 활약에 힘입어 이틀 동안 선두를 질주했던 서울은 뒷심부족으로 종합 27시간02분34초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는 27시간16분07초, 경북은 27시간27분08초로 각각 3,4위에 올랐다. 전남 강원 충남이 각각 5~7위에 올랐고, 대전 경남 대구는 각각 8~10위에 자리했다.
최우수 선수상은 구간 신기록 2개를 세운 전남의 박영민(한체대), 최우수 신인상은 2차례 소구간 우승을 한 서울의 전은회(배문고)가 수상했다. 우수선수상은 충북의 신상민(충북체고) 경북의 신정훈(구미시청) 전남의 형재영(부국산업)에게 돌아갔고, 우수 신인상은 충북의 최선배(음성고) 서울의 서행준(배문고), 지도자상은 대회 7연패를 이끈 이종찬 충북팀 감독이 각각 차지했다.
한편 이날 7구간 일부 코스(구파발-임진각·37.4㎞)에서 열린 2004 한국일보 릴레이 마라톤대회에서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A팀이 2시간06분13초의 기록으로 중랑구육상연합회 A팀을 제치고 우승했다.
임진각=박진용기자 hub@hk.co.kr
김일환기자 kevin@hk.co.kr
■ MVP 박영민/ "하프 마라톤서도 일 낼겁니다"
"큰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내년에는 하프 마라톤우승에 도전하겠다."
제 50회 부산-서울 대역전 경주대회에서 최우수 선수의 영광은 전남의 박영민(20·한체대 2년)에게 돌아갔다. 고교 3년 때부터 3년 연속 대회에 참가해온 박영민은 이번 대회에서 발군의 레이스를 펼쳐 두 차례 소구간 신기록과 세 차례 소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박영민은 중·고교 시절 오랜 슬럼프에 빠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기량이 급상승하고 있다.
올 봄 전국 대학육상 선수권 1,500c에서 우승한 데 이어 지난 10월 전국체전 대학부 5,000c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77㎝, 60㎏의 체격으로 막판 스퍼트 능력이 탁월한 박영민은 "요즘 컨디션이 좋아 자신감이 넘친다"며 "앞으로 2년안에 5,000c를 13분대에 주파, 국내 톱랭커 반열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선후배 및 선생님들과 일주일간 동고동락하며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부산-서울 대역전 경주만의 매력"이라며 "운동을 하는 한 매년 참가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박진용기자
■ 최우수 신인상 전은회/ 구간新 2번… "어떤 레이스든 자신"
"제 자신이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대회 최우수 신인상을 받은 서울의 전은회(16·배문고 1년)는 올해 부산-서울 대역전 경주가 배출한 ‘최대어’로 꼽힌다.
올 10월 전국체전 고등부 5,000c와 10㎞를 석권, 고교 1인자로 떠오른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뛴 경험이 있는 선배들을 제치고 2차례 구간 신기록을 작성하며 서울의 초반 돌풍을 이끌었다. 특히 대회 6일째인 천안-서울의 제 2소구간(천안-성환)에서는 아깝게 2위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차지한 박영민(한체대 2년)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여 육상연맹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75㎝, 54㎏로 호리호리한 체격의 전은회는 "충북을 꺾고 서울이 대회를 제패할 수 있었는데 대회 후반 체력이 달려 아쉽게 됐다"며 "더 노력해 내년에는 우승컵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일주일간 레이스를 펼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소득"이라는 전인회는 "내년에 5,000c 고교 최고기록(14분17초) 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 릴레이 우승 기아차 A팀/ "최종구간 뒤집기…우승꿈 이뤄"
"2년 연속 2위 아쉬움 끝에 드디어 해냈습니다."
28일 한국일보 릴레이 마라톤대회에서 맨 먼저 결승선에 골인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A’팀(여흥구 권영덕 김광호 이재삼 이명근)은 2위로 달리다 마지막 구간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팀 우승의 일등 공신인 5번 주자 이명근(38·사진)씨는 "3년 연속 2위만 하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며 "팀원들이 앞에서 모두 잘 뛰어서 뒤집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 팀은 4구간까지 2위를 달리다, 5구간을 중랑구육상연합회에 300c 뒤진 채 출발했다. 그러나 ‘에이스’ 이명근씨가 뒷심을 발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특히 3번 주자인 김광호(31)씨는 21일 열린 부산 릴레이대회에도 출전해 ‘현대마라톤클럽A’팀의 대회 2연패를 주도했다. 지난 9월 기아자동차에 입사하면서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 온 김씨는 "어쩌다 보니 부산, 서울 두 곳에서 1등을 했다"며 "새 직장에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1번 주자 여흥구(28)씨는 "열심히 달린 다른 팀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고, 4번 주자 이재삼(38)씨는 "이제 모든 동호회의 실력 차가 별로 없어 1등을 했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며 벌써부터 내년을 생각했다.
김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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