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코트가 1벌에 9만원, 명품 지갑이 17만원, 김치냉장고가 33만원."재래시장의 ‘재고처리’ 얘기가 아니다. 백화점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중고 제품들의 목록들이다.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중고제품을 파는 백화점이 늘어나고 있다. 애경백화점 구로점은 다음달 3일부터 13일까지 중고피아노를 최고 50%까지 싸게 파는 ‘중고 피아노 대전’을 연다. 3년 이상 사용한 삼익, 영창 등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공장에서 조율과 외장 수리를 모두 마친 것이다. 가격은 대당 80만원~180만원.
행복한세상, 그랜드 등 일부 백화점에는 아예 중고품전문점이 입점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고물건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거나 고객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판매하는 ‘나눔역’이 5월 행복한세상 목동점에 처음 입점한 이후, 그랜드백화점 수원영통점(7월), 그랜드마트 강서점(10월)에 이어 그랜드마트 화곡점까지 진출했다. 이 매장에서는 중고명품, 의류, 가전, 가구, 장난감, 생활용품 등 500여종의 다양한 중고 제품을 구입금액의 20~70% 가격으로 팔거나 구입할 수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그랜드백화점 수원영통점의 경우 하루 100여명의 고객이 다녀가 2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다른 매장에서도 하루 매출이 평균 80만원을 넘는다. 그랜드백화점은 고객들의 반응이 좋자 그랜드백화점 일산점과 그랜드마트 전 점포로 확대운영 할 계획이다.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라벨이 그대로 붙은 990만원짜리 새 모피코트를 190만원에 팔아달라고 가져오는 사람도 있다"면서 "불황이 계속되면서 가계의 부담을 줄여보려는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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