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3년 11월29일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크리스티안 요한 도플러가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졸(卒). 잘츠부르크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일 테지만, 오늘의 주인공도 물리학사에서는 꽤 큰 이름이다. 도플러는 파원(波源)에 대해 상대속도를 지닌 관측자에게 파동의 주파수가 파원에서 나온 수치와 다르게 관측되는 현상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것이 도플러효과다. 기차가 서로 다가올 때는 상대 기차의 기적소리가 크게 들리고, 서로 멀어질 때는 기적소리가 낮게 들리는 것이 도플러효과에 따른 것이다.도플러는 이 현상을 음향에서 발견했지만, 도플러효과는 음파 이외의 파동에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프랑스 물리학자 이폴리트 피조는 도플러효과가 별의 시선속도(視線速度)를 결정한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는데, 그래서 도플러효과를 도플러-피조효과라고도 한다.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도플러-피조효과를 바탕으로 성운(星雲)까지의 거리가 후퇴속도에 비례한다는 허블의 법칙을 세워 팽창우주론을 관측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도플러효과에 의한 주파수의 관측값 변화는 파동의 전파(傳播)속도와 파원에 대한 관측자의 상대속도에 의존한다. 그래서 파동속도에 비해 파원과 관측자 사이의 상대속도가 아주 작은 경우에는 관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전파속도가 큰 광파나 전파(電波)일지라도 그 파원이 매우 빠른 속도로 운동하는 경우, 예컨대 대지속도(對地速度)가 큰 인공위성으로부터의 전파에서는 또렷이 나타난다. 잠수함이나 선박에서 사용하는 도플러항법장치도 이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도플러는 프라하의 국립공업대학과 빈대학 등지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가르쳤다. 초기 논문은 주로 수학에 관한 것이었으나, 이내 수차(收差)·색채론·항성 따위로 관심을 돌리면서 광학과 천체물리학에서 업적을 쌓았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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