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제휴 보험사에게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은행들은 단순히 보험사 의견을 구하는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보험업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보험사 압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지방은행들은 이날 1단계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고 있는 보험사들에게 일제히 공문을 보내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에 대한 해당 보험사의 공식적인 찬반 입장을 다음주 초까지 답해달라고 요구했다.
A생보사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가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 과연 제휴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몇몇 대형 보험사를 제외한 대다수 중소 보험사들이 2단계 시행에 찬성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B생보사 관계자도 "은행들이 보험업계 전체와 싸우기 보다는 제휴를 통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각개격파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의견 수렴 차원일 뿐, 압박 의도는 전혀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C은행측은 "전산 개발 등 2단계 방카슈랑스 준비를 계속해야 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험사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공식입장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굳이 단체행동을 통해 최종 결정권자도 아닌 보험사의 입장을 요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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