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상층부의 합종연횡 못지않게 계파간에 지역당원협의회 구성과 기간당원 모집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이 달 말까지 전국 232개 시·군·구별로 구성될 지역당원협의회는 기간당원 모집과 전대 대의원 선출, 각종 선거의 후보경선 관리 등을 맡게 될 막강한 조직. 각 계파에게는 당원협의회의 주도권 확보가 당권은 물론 2007년 대권가도를 가름할 주요 포인트다.
이를 감안한 듯 상당수 의원들은 최근 들어 아예 보좌진 한두 명을 지역구에 상주시키고 있다. 경기지역의 중진급 의원 보좌관 A씨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녀회, 산악회, 조기축구회, 상인연합회 등을 방문해 기간당원을 모으고 있다"며 "의원회관에 못 가본 지 벌써 보름째"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직국 관계자는 "계파별로 이미 지역협의회장 후보자의 성향까지 분석하면서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0월 말까지 3만7,000여명에 불과했던 기간당원 수는 최근 5만9,000여명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 1주일 새에만 1만명 이상이 증가함으로써 당 안팎에서는 그 동안 세 대결을 관망해온 각 계파가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는 애초부터 ‘기간당원 중심의 당’을 주장해온 개혁당파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최대 접전지인 경기지역 기간당원 1만200여명 가운데 약 30%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당권파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지역 기간당원이 최근 1달만에 8,000명 가까이 늘었고, 재야파는 한반도재단의 지역조직이 중심이 돼 모집한 기간당원의 상당수를 아직까지 당에 접수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무효 가능성이 높아진 일부 지역에서는 기간당원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무주공산’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간 물밑싸움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곳곳에서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우리당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어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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