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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수능不正 고교 졸업생 인터뷰/ "2002년 수능때도 커닝 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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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수능不正 고교 졸업생 인터뷰/ "2002년 수능때도 커닝 모의"

입력
200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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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생 10%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휴대폰 부정행위사건에 가담한 광주 C고에서 올해뿐만 아니라 2002년 11월 수능에서도 조직적인 휴대폰 부정행위가 실행될 뻔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이 학교에서 수년간 ‘커닝 대물림’이 이뤄져 왔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는 내용이어서 교육 당국의 시험관리 부실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C고 2003년 졸업생 이모(21)씨는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02년 11월께도 이번과 똑같이 답안을 보내는 ‘선수’, 답안을 받는 ‘부정응시자’, 이들을 외부에서 연결해 주는 ‘중계자’로 분업화된 휴대폰 커닝 조직이 구성돼 수능에서 집단 부정행위를 벌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이 학교 ‘일진회 짱’인 박모(21)씨 등 20여명이 수능 수주일 전에 상위권 학생 2명에게 "시험에서 휴대폰으로 답안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상위권 학생 2명은 이를 거부했으나 "수능을 못 보도록 괴롭히겠다"는 협박에 시달려 결국 답안을 불러 주기로 했다.

또 이들은 비슷한 수법으로 후배 1명도 ‘중계자’로 영입했다. 이들은 ‘선수’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답안의 번호를 입력해 송신하면 ‘중계자’가 이를 정리해 20여명의 ‘부정응시자’에게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중계 역할을 맡은 후배가 수능 전날 술을 먹고 늦잠을 자는 바람에 커닝은 실패했다. 이 후배는 화가 난 선배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2년에는 감독이 엄격하지 않아 학생들이 책상에 엎드린 채 가슴 부근에 휴대폰을 들고 문자메시지를 송·수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올해부터 수능 관리가 강화된다는 얘기가 나돌자 옷에 감춘 채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모스부호 방식의 송신방법이 고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커닝 대물림’의 주도조직으로 알려져 있는 ‘일진회’에 대해 "C고에는 ‘그린필라’라는 폭력조직이 있지만 이들은 수능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일진회’라는 특정조직이 있는 것은 아니나 주먹 꽤나 쓰는 학생들이 비조직적으로 뭉쳐있는 집단이 있는데 주변에서 이를 ‘일진회’로 부르고 있고, 바로 이들이 ‘커닝 대물림’의 주역"이라고 말했다.

광주=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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