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은행 프라이빗 뱅킹(PB)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한국씨티은행의 PB영업도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PB대전’의 징조마저 점쳐지고 있다.◆ 점포 신설 우후죽순 우리은행은 내년까지 PB영업점을 70개에서 300개로 4배 이상 늘리고 PB 전문인력도 72명에서 400명으로 증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장기적으로 전 영업점에서 PB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PB고객 기준을 금융자산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췄다.
씨티은행 출신의 구안숙 전 우리은행 PB본부장을 부행장으로 영입한 국민은행도 금융자산 3억원 이상 고객 대상의 PB센터 ‘골드&와이즈’ 16호점을 다음달 초 서울 명동에 개점하고 내년까지 23호점을 열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금뗌迷?5억원 이상 고객 대상의 ‘골드클럽’ PB영업점을 14개에서 17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며, PB분야의 후발주자인 조흥 신한 외환 제일은행도 PB점포 확대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차별화 박차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통한 차별화 전략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국내 최초로 특급호텔인 서울 강남구 그랜드 콘티넨탈 호텔 1층에 ‘웰스매니지먼트 센터’를 개점하면서 내년 공연 예정인 뮤지컬 ‘아이다’에 투자하는 ‘뮤지컬 펀드’를 국내 최초로 내놓는 등 상품 차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17일 ‘법조타운’인 서울 서초동에 법조인 대상의 특화 PB센터를 설립했다.
이 밖에 조흥은행은 미술품 관련 종합컨설팅 서비스를, 국민은행 경기도 분당 PB센터는 야간과 주말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씨티 파장 대비해야 은행들이 이처럼 PB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거액 자산가 대상 영업에 노하우가 뛰어난 한국씨티은행이 출범했기 때문이다.
기존 한미은행의 123개 PB점포에 씨티은행 15개 지점이 추가되는데다, 씨티그룹의 소비자 금융 영업 노하우를 감안하면 자칫 대량 고객이동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도 "제대로 된 PB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록 국내 고액 자산가들이 보수적이라 하더라도 씨티그룹 상륙을 손 놓고 지켜볼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경기침체로 은행권들이 우량자산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PB 경쟁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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