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일 개인회생제가 시행된 이후 지난달 11일 가장 먼저 개시 결정을 받은 회사원 김현동(30)씨는 "그 동안 무엇이 가장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김씨가 처음 빚을 지게 된 것은 1996년. 22세의 나이에 결혼하면서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50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은 게 화근이었다. 카드로 ‘돌려 막기’를 시도하다 대출이 막혀 고리(高利)의 사채까지 쓰다 보니 빚이 7,000만원으로 불어났고, 월급을 통째로 쏟아 넣어도 원금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채권자들이 집과 회사까지 찾아와 닦달했고 아내 휴대폰으로도 하루에 몇 차례씩 독촉 전화가 걸려왔다. "그럴 때마다 살기가 싫었다"는 김씨는 "지금은 매월 정해진 금액만 갚으면 되기 때문에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이 채무변제기간을 8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신청서류를 간소화하는 등 개인회생제의 문턱을 낮추도록 예규를 개정, 지난 1일부터 시행함에 따라 법원을 찾는 채무자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시행 초 하루 13.8건 정도이던 접수 건수가 예규 개정 이후 32.6건으로 증가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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