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이득홍 부장검사)는 23일 유명 온라인 게임업체 A사를 해킹해 무려 1,318경(京·조의 1만배)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불법 충전한 뒤 중개상을 통해 처분, 이득을 챙긴 이모(32)씨 등 해커 2명과 이를 전국에 유통시킨 김모(42)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도매상 김모(39)씨 등 3명 지명수배했다.A사는 게임을 위한 사이버머니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운세서비스 등 각종 유료서비스에 부여되는 마일리지로 변환해 사용토록 하고 있는데, 이씨 등이 빼낸 사이버머니를 정상적으로 취득하려면 164억원어치의 유료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 해커 3명은 회사관리가 느슨할 것으로 예상된 올 추석연휴 기간(9월24~27일)에 집중적으로 A사 사이트를 해킹했으며, 훔친 사이버머니를 김씨에게 7,500만원에 처분했다. 김씨는 이를 1억6,800여만원을 받고 하부 도매상들에게 되팔았으며, 최종적으로 일반인이 찾는 중개상 사이트에서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사이버머니는 100조당 7만~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검찰은 "종전의 사이버머니 범죄가 게임 프로그램을 조작해 돈을 따 내는 방식인데 반해 이번 사건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범행에 나선 기획해킹"이라며 "단일 사건을 통해 유통된 사이버머니로는 지금까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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