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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속 세상] 韓銀 ‘화폐금융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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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속 세상] 韓銀 ‘화폐금융박물관’

입력
200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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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야프(Yap) 섬 주민들은 20세기까지도 조개 껍질을 갈아 구멍을 낸 뒤 새끼줄에 꿰어 돈으로 사용했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1923년 독일에서는 1조 마르크 짜리 동전을 발행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물이 전해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돈은 고려 성종 15년(996년)에 만든 ‘건원중보 배 동국철전’이다. 고종 3년(1886년) 대원군은 경복궁 중건 및 군비확장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당백전’을 발행했다가 조선말 화폐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야프 섬의 조개화폐, 독일의 1조 마르크 동전, 건원중보 배 동국철전, 당백전 등 실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인류 문명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변천해 온 돈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와 세계의 화폐, 그리고 돈과 나라경제에 관한 각종 자료들을 전시하는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이다. 한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2001년 6월12일 개관한 이 박물관은 매일 200명 안팎의 시민들이 찾고 있다. 화폐금융박물관은 ‘우리의 중앙은행’, ‘화폐의 일생’, ‘돈과 나라경제’, ‘화폐광장’ 등 4개의 테마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의 중앙은행’ 전시관에는 한국은행이 하는 일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시청각 자료들이 구비돼 있다. ‘화폐의 일생’ 전시관에서는 돈이 만들지는 과정과 발행→유통→환수→폐기의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돈과 나라 경제’ 전시관에서는 한 나라 경제에서 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돈의 양과 금리를 조절함으로써 어떻게 물가와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화폐광장’ 전시관은 흥미로운 화폐의 세상과 만나는 곳이다. 우리나라 화폐로는 고려시대에 무게를 달아 교환가치를 산출하던 은병이나 쇄은, 조선후기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수복(壽福)과 벽사(邪) 등 별전, 최초의 근대식 은화인 대동은전, 6.25전쟁 기간 중 발행된 최초의 한국은행권 등이 전시돼 있다. 해외 화폐로는 4각형이나 7각형 또는 16각형으로 된 동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지폐, 대나무로 만든 죽화, 도자기로 만든 도화, 그리고 여러 종류의 금화와 은화를 볼 수 있다.

시간을 내어 한번 둘러본다면 돈과 나라경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관람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관람문의는 (02)759-4881나 museum@bok.or.kr로 하면 된다.

박완근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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